상도 4동 산65번지. 두어달 전쯤 65억원대 재개발 로비가 드러나면서 시끄럽기도 했고,
대지주/건물주가 따로따로라는 특수한 상황때문에 이슈가 되는 곳이란다.

이곳의 상황을 아는대로 요약해보자면, 대지는 지덕사-양녕대군종친회 소유이고,
재개발을 노리고 들어온 투기성 무허가 건물주들이 조합을 만들어 2007년 동작구청으로부터
재개발 인가를 받아냈다. 한편 지덕사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건물주와 세입자들에게 보상을 해야 하는
재개발이 아니라, 자기 소유의 땅에 건물을 새로 짓는 '민간'재개발을 추진을 하기 위해서,
재개발 인가 취소 소송과 동시에 철거용역을 동원해 건물 철거를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건물을 헐고 나대지로 만들어 버리면 '민간'재개발은 누워서 떡먹기가 되므로)


641번을 타고 대림아파트 앞에서 내려 시장을 거쳐 30여분을 걸어 올라갔다.
오르는 길가에 할머니,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데, 지나치며 엿들어보니,
대체로 재개발, 보상, 철거,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듯 했다.

길을 오르다보니, 어느 순간 담장이 있는 번듯한 3층 4층 집들이 사라지고,
'판자촌'을 연상케 하는 낮은 집들이 산등성이에 따닥따닥 몰려있다.
지적도에 표시나 될까 싶은, 이게 길이 맞을까 싶은 조악한 계단과 흙길이 그 사이로 얽혀있다.

군데군데 무너진 집들과, 흘러내리는 골재를 막기 위한 검은 그물들. 그리고 과격한 구호들.
지난 2월부터 지리하게 기습적으로 건물을 헐고, 몰아내기를 반복한 탓인지,
철거된 골재위의 검은 그물 사이사이로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났다.

좀 더 올라서 내려다보니, 풍경이 참 처참하다. 검은 그물과 드러난 붉은 흙들 사이로 보이는
아직도 남아있는 집들. 지난 여름 무성하게 자라난 풀들의 녹음이 무심하게만 느껴진다.





이미 사람이 떠나간 어느 집. 덩그러니 놓여진 아이들 장난감이 안스러운 가운데,
문 앞 마당에 던져놓은 검은 그물은, 이곳도 곧 헐어지고 말거라는 예고장처럼 느껴진다.



 살던 이들은 떠나가고, 살던 건물들도 허물어졌지만, 남아있는 이들은 어떻게든 지내고,
또 버텨내야 할 터. 무너져내린 건물을 따라, 심어놓은 화분과, 일궈놓은 텃밭, 검은 그물사이로
솟아나와 헝클어진 호박넝쿨들이 여기 사는 이들의 희망을, 의지를, 소망을...
그리고 그렇게 감내해야만 하는 잔인한 현실을 드러낸다.

2009/09/13 02:42 2009/09/1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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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미적 행위의 사회적 결과는 무엇인가?(열기)



 

2009/08/13 00:18 2009/08/1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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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내 구름/비/구름을 점치던 불안한 일기예보대로, 잔뜩 흐린 하늘을 마주하며, 전라남도 고흥군 녹동항으로 차를 달렸다. 서울에서 녹동항까지는 약 5시간 남짓, 11시에 녹동항에서 출발한다는 금당8경 유람선을 타기 위해 다소 서둘러 새벽에 출발한 덕에,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녹동항에 도착했다. 짜릿한 바닷내음과 말린 생선냄새가 코를 찌르는 조용한 항구. 바로 앞의 소록도와는 지난 3월 연육도가 개통되어 차들이 오가고 있었고, 부두에는 거금도를 오가는 페리가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소록도를 지나 거금도까지 이어지는 다리 공사가 한참이란다.




 최근 고흥군에서 밀고 있는 <금당8경>은 금당도를 한바퀴 돌며 해안가의 기암괴석(?)을 구경하는 것인데, 거리상 녹동항이 가깝운 항구이지만, 행정구역상 금당도는 완도군에 속해있다는 비화(?)가 있다고 한다. 출발전 인터넷의 사진들을 통해 어느정도 짐작한대로, 대단히 수려한 장관이라기 보다는 소박한(?) 시골섬의 풍경이 어울릴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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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시간 남짓 섬을 돌고 녹동항에 도착하니 슬슬 배가 고프다. 이곳의 명물이라는 참장어 샤브샤브를 먹어보기로 했다. 참장어를 동네에 따라 <하모>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참장어 샤브샤브> 혹은 <하모 유비키>라고 불린다고 한다. 참장어 회는 살짝 아나고나 전어 같으면서도 담백한 편이고, 샤브샤브는 뻑뻑할 것 같다는 예상과 다르게 살점이 부드럽게 넘어갔으나, 솔직히 장어와도 회와도 많이 친하지 않은 까닭에, 대단히 맛있었다고 하기는 어려웠다^^; 특산물을 맛보았다는데 만족.






 여기까지 온 김에 소록도를 한번 둘러볼까 하였으나, 혹시나 민박집에 전화해보니 뭔가 이상하게 예약을 해놓은듯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기에, 일단 숙소 확인을 위해 <나로도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나로도는 최근 위성추진체발사 기지로 이슈가 되고 있는 곳. 고흥반도에서 다리를 건너 <내나로도>로, 그리고  다시 다리를 건너 <외나로도>로 이어진다. 역시나 예약이 중복으로 되어있는 턱에, 살던 방을 내어주시는데, 마침 옆집에 방이 있다 해서 <고흥민박>에서 묶기로 했다. 가족단위 피서객이 대부분인 나름 조용한 시골 해수욕장. 흐린날씨가 아쉽긴 했지만 여기까지 와서 바다에 몸을 담그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신나게 바다에 몸을 던졌다. 해수욕장 경사가 꽤나 완만한 탓에, 해안에서 상당히 나아가도 허리까지 물이 찰랑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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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알람을 착각해서 새벽 5시 20분부터 바지란하게 움직인 덕에 8시경 해안드라이브코스로 제격이라는 남열해수욕장을 향해 출발할 수 있었다. 비온다던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화창한 날씨. 듣던대로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풍경들이 연신 탄성을 자아낸다. 상쾌한 아침 햇살과 바람, 그리고 파란 바다와 멀리 가까이 보이는 조그마한 섬들이, 이국적인 느낌마저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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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도착한 남열 해수욕장은, 둘러보고만 가기는 너무 아쉬울 정도였는데, 연신 어제가 아니라 오늘 이곳에서 바다에 빠졌어야 했다고 되뇌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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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도로를 나와 순천만을 향했다. 뜨거운 햇살 탓에, 방금전 본 해안도로의 절경 탓에, 순천만 갈대밭은 다소 감흥이 덜한 상태로 둘러보고, 송광사로. 여느 절들처럼 입구를 따라 흐르는 계곡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데,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자니 방금전까지의 더위가 씻은듯 사라진다.




송광사의 뛰어난 점이라면 계곡과 더불어 절 자체의 규모도 상당하고, 외관 또한  빠지지 않는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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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숙소는 송광사에서 40분정도 거리에 있는 백아산 자연휴양림. 휴양림을 처음 가보는지라 시설면에서 열악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약한 곳이 콘도식으로 된 3층 건물이라서인지, 깨끗한 실내에, 복층 구조, 에어컨, 냉장고까지 가격(\50,000)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들어가는 길에 마트에 수육(동파육) 거리를 샀는데, 너무 살코기로만 사오는 바람에 다소 팍팍한 수육이 되어버렸다. 나름 필살기로 준비한 요리인데,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








 마지막 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는 담양을 들러 소쇄원과 메타세콰이어길(관방제림)을 들렀다. 작년 초에 들렀던 곳이라 다소 감흥은 덜했는데, 메타세콰이어길에서 죽녹원으로 이어지는 관방제림은 나무 그늘 밑으로 천천히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거닐기에 적당한 곳이었다. <남대문>식당에서 떡갈비를 먹고 슬금슬금 서울로 돌아오니 자정을 넘긴 시각. 2009년 여름 고흥여행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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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6 14:23 2009/08/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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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에서 두번째, 내 이름 있음..^^


2009/08/01 03:00 2009/08/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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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충북 괴산고를 방문했다고 한다.

출처-청와대 홈페이지

출처-청와대 홈페이지

이 대통령은 국어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에서 여학생에게 칠판에 적혀 있는 시인 도종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을 낭송해 달라고 부탁한 뒤 "시는 이렇게 낭송하는거야"라며 제목-시인명-낭송자명 순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훈수'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ps. 도종환 시인의 최근 기사中 (경향신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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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도종환 “이제야 제관으로 뵙네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9일 화장되기 전 마지막으로 열린 공식행사인 서울광장 노제(路祭)에서 제관(사회) 역할을 한 도종환 시인(54·사진)은 “가장 뜨거웠지만 가장 외로웠던 분이었고, 그런 분을 혼자 벼랑으로 가게 한 사람이 누구인지 뉘우치는 마음으로 그분을 보냈다”고 말했다

ps2.  이것이 진정 예술이 아닐까..:)


 


2009/07/28 00:58 2009/07/28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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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lm 2009/08/03 0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저 쥐쓰레기가 빨리 뒈졌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_-

 
2004년 3월 13일

2004년 3월 13일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었고,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종로로 모여 촛불을 켰다.
나 역시도 권력에 눈이 멀어 멀쩡한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한나라당의 못난 심보에 무척이나 화가 났고, 종로에 나아가 '탄핵 반대'를 목이 쉬도록 외쳤더랬다.

 그리고 4년여가 지났다. 나는 어느덧 '지성'에 목마른 청년이 되어있었다.
 사회주의 세계사라는 안토니오 네그리의 <제국>도 어설프나마 완독했고, (시각 예술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이미지의 정치학에 대한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권력의 속성에 대해 알아갔고, "한스 하케"나, "수잔 레이시"와 같은 공공성과 참여를 강조하는 작가들을 접하면서 이념적으로 좌편향되어갔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랬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었고, FTA를 둘러싸고 광우병 촛불이 점화되었다. 100여일 가까이 촛불이 밝았다.
하지만 4년여간 '많이 공부한' 내가 촛불을 보고 떠올린 것은 '파시즘-집단적인 과격함'에 대한 환멸 혹은 공포였다. 또는 몽매한 대중이 또다른 선동에 놀아나고 있다는 냉소였고, 또는 대안이 없는 반대일 뿐이라는 도피였고, 나는 이러한 역학 관계에서 냉정을 잃지 않으며 휘둘리지 않는다는 비겁함이었다.

 그리고, 다시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때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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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영결식을 앞두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한다는 생각으로 영등포 구청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았다. 5년여 전 지켜주고 싶었던 사람. 코를 찌르는 향내와 짐짓 숙연한 분위기에 괜시리 눈 밑이 화끈거렸다.

 내일 영결식이 끝나고 나면 정권 타도를 외치며 촛불이 타오를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노무현이 과연 영웅인가. 정권 타도가 해답인가. 분노만이 유일한 방법인가. 5년전의 뜨거웠던 가슴엔 쟂빛 의심만이 가득한 채로 말이다.
2009/05/29 00:38 2009/05/2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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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용산참사 이후, 언론과 인터넷 상에서는 과격시위와 강경진압을 놓고 한동안
갑론을박이 한창이었다. 철거민들을 옹호하는 논리는 주로 그들이 처한 현실적 절박함을 이야기 했고,
그에 맞서는 사람들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다는 류의 원칙론을 펼쳤다.
양쪽 모두 그럴듯해 보이는 논란을 바라보며, 나는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무의미한 양비론을 제외하면) 나는 과연 어느 편에 서야 하는가?"

 심정적으로 '사회적 약자'라고 칭해지는 철거민들의 편에 쏠리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사태를 조금 냉정하게 살피자면, 갈등의 주된 주체인 (집주인들의)조합과 세입자를 비롯
시공사, 관련 행정 기관까지 각자의 '이득'을 위해 밀고 당기는 데다가, <재개발>이라는
거대한 경제 논리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까닭에 편을 정한다 하더라도,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굳이 절대惡을 뽑자면, 조합이나 세입자들과는
이해 관계가 없는척 하면서, 손안대고 코풀자는 식의 시공사를 뽑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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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한 현실에, 복잡한 마음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곰곰 생각해보았고,
해서 내린 결론이 재개발 현장에 가서

떠나간 이들의 행복을 빌어줄,
떠나올 이들의 행복을 빌어줄,
남아있는 이들의 갈등을 덮어줄,
(그리고 공사현장사람들이 난데없는 돌무더기에 살짝 당황했으면 싶은)
(그리고 내 자신의 조그만 표현이 되어줄)

 '돌탑'들을 쌓고 오는 것이었다.
(두달여전부터 머릿속으로 생각만 해오다 마침 주말 사진 포트폴리오 수업이 계기가 되어
 움직일 결정적인 동기를 부여받았다)

 지난 일요일 저녁엔 아현 4구역에 들렀다. 애오개역을 기준으로 동쪽에 위치한 구역으로,
만리동고개로 이어지는 달동네가 위치한 곳이다. 고등학교 시절 달동네 꼭대기의 <환일고>에 오르느라
아침부터 땀을 뻘뻘 흘렸던, 하교길이면 그야말로 거미줄처럼 얽힌 골목길 사이사이로 비탈을 달려 내려오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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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시간 여 정도 재개발 구역을 둘러보며, 여기저기 돌탑을 쌓다보니, 비도 부슬부슬 내리고, 날도 어둑해져
돌아갈 채비를 하던 중, 문득 뒤쪽 집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복실아, 복실아, 이리와!"

 순간적으로 현장 관계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몇 번 제지를 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헐어진 벽 뒤로 몸을 숨기고, 인기척을 죽였다.

 "복실아, 이리와! 안돼!...어어.."

이리저리 헐어진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던 '복실이' 덕분에 어쩔 수 없이 모습이 노출되고 말았고,
 쌓던 돌을 밀어놓고,아무렇지도 않은 척 사진 찍을 구도를 잡는 척 했다.

 "사진 찍으러 오신거에요?"

 "아, 예..안녕하세요.."

 "나도 인터넷에다가 종종 사진 올리지만.. 거, 옛날 추억 이런거 말고, 여기서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떠나가는 사람들 그런거 좀 찍어봐요.. 난 여기 안살지만, 여기 다 수십년씩 사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인데,
 평당 800씩 주고, 자기네들은 평당 1600씩에 분양하면, 서울 어디가서 살라고..."

현장 관계자분은 아닌가보다. 일단 다행.

 "그쵸..정작 원래 살던 사람들은 못들어오는게 재개발이죠.."
 
 "재개발 몇년전부터 부동산들 들어와서 다 쪼개놓고, 조합은...이건 완전 브로커야,
 건설사하고 주민들 사이에서 조합이 다 해먹는다고...
 세입자들 이사비용 700, 800씩 집주인들이 다 해준거라고..."

 "요 앞에 3구역 조합임원들 100억원 해먹었다고 엊그제 났더라구요..."

 "내가 엊그제 세봤는데, 아직 헐리지 않은 집에서 30%정도는 남아있는 것 같아....
 에휴..재개발 이건 완전 잘못된거라고..누구 좋으라고 하는건지 원...
 복실아! 이리와! 이렇게 사람 좋아하는 강아지를 누가 문다고 하는건지....
 지가 해코지하려니까 무는거지..암튼 조합놈들.... 그럼 수고해요.."

 "예, 들어가세요.."

 마저 돌탑을 쌓고, 사진을 남기고, 길을 걸어 내려가던 중, 복실이네 집 할머니를 만났다.

 "조합에서 나왔어? 아직 안헐린 건물들 있으니께 헐어내라고?"

 당황한 마음에 대충 둘러댔다.

 "아뇨, 인터넷에 올리려구요."

 "어머니, 그냥 작품 사진 찍으러 오신 분이에요"

 아까 그 남자의 말. <그냥 작품 사진>. 부끄럽다.

 "내가 억울해서 못나가, 평당 800씩 받고 어떻게 나가, 서울 어디가 평당 800이여,
 요 앞 3구역은 엊그제 뉴스에 났던디, 우리도 함 나야제..."

 저 위에 돌탑들을 내가 쌓았노라고, 이야기 해야 하는데, 변명하고 싶은데,
 내 나름의 실천이라고 생각했건만, 정작 현실의 사람들과 만났을 때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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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들어가세요, 그럼 수고하세요"

 "예, 안녕히 계세요...."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현실'의 사람이 지닌 강력함은, 머릿속에서 이루어진 논리를 무력하게 만든다.
 

2009/04/28 00:58 2009/04/28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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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이트데이...그런거 챙기지 않기로 했지만..그냥 보내긴 살짝 아쉬워서..
강화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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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석모도 갈매기...새우깡을 잘도 채가더라만은....오후에 돌아오는 배편에서 갈매기는..
배가 부른탓인지 게을러져서 영 신통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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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모도의 대표적인 볼거리인 보문사. 뒷산에 새겨진 마애불상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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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법 사람들이 드나드는 탓인지 여기저기 새로 만든 석상 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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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상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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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의 마애불상을 보러 올라가는 길에..제법 규모가 되는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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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산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서해바다와 갯벌이 보인다. 멀리 반짝거리는 갯벌이 나름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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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애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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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모도의 특산물이라는 밴댕이..그리고 밴댕이 회무침. 전어랑 크기도 비슷 맛도 비슷한데,
전어보다는 조금 더 맛있는 것 같긴 하다. (전어보다 조금 덜 느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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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모도 유일의 해수욕장이라는 민머루 해수욕장. 서해가 늘 그렇듯..물이 빠져나간 자리엔 썰렁한 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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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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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작정 차를 달리다가(라지만, 한바퀴 도는데 30분도 안걸릴듯..) 표지판을 보고 들어간 "삼산저수지"
우연찮게 괜찮은 풍경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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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도 잡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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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길을 가다 길 가운데서 찍어봤다. 왠지 이렇게 한적하고 평평한 풍경은 오래간 만인듯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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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러져가는 건물들과 새로생긴 펜션들..

주말인데다 화이트데이라서 사람이 붐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갈때도 한산..올때도 한산.
강화도가 인기가 없긴 없는 모양이다. 특히나 아직 겨울이 남아있는 때에는.
특별히 굉장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있다면 새우깡 갈매기 정도-.-?)
늦겨울/초봄 한적하게 드라이브하고 싶을 땐, 강화도/석모도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듯 하다.

2009/03/27 18:13 2009/03/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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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lm 2009/04/05 07: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밑에 책 하니까.. 생각나는게..
    이번에 E-Book Reader를 구입했습니다 무려 일리아드로 -_-;

    • 냐궁 2009/04/06 15:23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와...뭔가 했더니 무려 600유로도 넘는 것이구나!
      그쪽에선 그게 꽤나 유행인가보지? 이동네는
      아직 e-book시장은 이렇다할만한 움직임은
      없는 것 같은데...

      엊그제 푸코의 진자를 읽다가 재밌는 문구를 발견.

      벨보: "독어를 아나? 우리때는 독어를 아는 사람은 제대로 졸업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었지. 독어를 익히자면 다른 공부를 할 수가 없거든. 요새는 중국어도 그런 것 같군."
      까조봉: "아, 제 독일어는 형편없으니까, 저는 졸업에는 문제 없습니다."

      (주인공네들은 이탈리아 사람임..)

      아 그리고..독어 질문 하나만^^
      언하이믈리히 "unheimlich" 라는 단어가..
      이상한..이라는 뜻은 알겠는데..
      보통 어떤 때에 쓰이는 단어야~?!
      영어로 따지면 uncanny랑 비슷한건가..?

      예술쪽에서 "설명할 순 없지만 느껴지는 야릇한 포스"
      를 이야기 할때 종종 등장하는 것 같아서..^^

  2. calm 2009/04/06 2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그 단어는 저도 잘 안써서 잘 모르겠는데요;;
    사전을 찾아보면, 형이 적어주신 뜻이랑 비슷하게 나오기는 하는데..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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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 '흙'서점에서 건져올린 것들.
푸코의 추는 처음에 하권만 눈에 띄는 곳에 놓여 있길래 '상권 없으믄 어떻게 사라고' 싶었는데,
헌책방 정 반대편 구석에서 상권을 발견.. 쾌재를 부르며 구입.
움베르토 에코의 <전날의 섬>도 상권만 보이던데... 하권을 도저히 찾을 수 없어 포기.

<현대미술의 전략>은 약간 미학 오딧세이 풍의 현대 미술에 내재된 현대 사상들을
정리해놓은 것인데... 이런류를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겸손한 마음에서 한 권 구입...

<신화의 힘>은 비교 신화학자 '조셉 켐벨'에 대해서 어딘가 줏어들은 풍월이 있어서
궁금한 마음에 한 권...

중요한건 이 모두가 12,000원이라는 것!
요새 책값 기준으로 간신히 한 권 살만한 가격이라는 거^^

2009/03/15 22:05 2009/03/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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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23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냐궁이 쇼핑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곳! ㅋㅋ
    덕분에 만날때 쬐금 늦어도 전혀 뭐라하지 않는 냐궁~ ^^
    얼만큼 읽었삼?

    • 냐궁 2009/03/23 1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
      저건 하나두 안읽었구..;;
      얼마전에 집어온..<하드SF르네상스>
      거의 다 읽어가는 중...^^;;;

 그룹에 내려온 출장 협조 공문.
 
출장자를 정해야 하는데, 이사람, 저사람 떠돌다가,
결국은 "짬"밥순으로 줄을 세우다보니, 막내인 내가 출장을 가게 되었다.
출장지가 안양이라 딱히 멀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달랑 혼자 가서 낯선 사람들과
마주해야 하는 일인지라, 누군들 반가워할만한 일은 아니었다.

 어쨌거나, 덕분에 간만에 여유로운(?) 출근길을 느꼈는데...
많은 사람들에게는 별 일 아닌 일이겠지만 오랫만에 겪어보니 사뭇 새로운 느낌에 글과 사진으로 남겨본다.

 매일같이 am 5:40 에 집을 나서다가, 간만에 6시를 넘긴 시각(정확히는 am6:40)에 집을 나서니,
6시에 일어나서, 씻고, 떡도 하나 집어먹고, 웹서핑도 잠깐 해주고, 카메라까지 챙겨서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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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시가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이르긴 한 시각인가보다. 한산한 지하철역. 아니 오히려 6시 무렵 즈음에는
상대적으로 드문 지하철 덕분에 기다리는 인원은 오히려 더 많은 듯 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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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을 갈아타기 위해 신도림 역. 역시나 한산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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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역에서 안양예술공원행 입구행 마을버스를 탔다.
약 20여분 차이로 날이 많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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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유원지입구에서 출장지인 '블루몬테'유스호스텔까지는 도보로 15분 남짓.
길을 오르다보니 '1평타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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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이라 더욱 그렇겠지만, 도대체 탈 사람이 없을 것 같은 놀이용 기차가 스산하게 느껴지는 안양예술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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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출장은 무사히 잘 마쳤고, 퇴근도 평소보다 조금은 빨리 했으니 나름 만족.
쓰다보니 참 알맹이 없어보이긴 한데... 매일 6시대에 통근버스서 졸며 출근하다가,
간만에 오전 7시대에 지하철로 출근해보면 신기한 느낌이 들게 마련이니, 이해들 해주시길..^^
2009/02/11 21:24 2009/02/1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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